나는 불교를 믿는다.
그리고 나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저 교정해야 할 무언가로 바라보았던 그 시선과 태도는 내가 평생 그 종교 자체를 좋게 평가할 이유를 없애기에 충분하다. 하물며 방금 눈앞에서 불교라 한 사람에게 불교 믿으면 지옥간다고 하는건 어디서 배워먹은 태도인지 모르겠을 정도였다. 차리리 지옥간다 하면 양반이다. 지옥 가라는 새끼들도 있더라.
그 종교를 믿는 사람 중 몇몇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해서 그 종교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평가가 바뀌는 일도 없을 것이다. 좋은 사람은 그 종교와 별개로 좋은 사람인 것이고, 그들이 보여준 선의까지 내가 부정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내가 겪었던 경험과 그로 인해 형성된 판단까지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무엇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들이 그토록 사랑한다고 말하는 예수의 가르침과 자신들의 행동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예수께서 정말로 너희를 위해 못 박혀 죽으셨다면, 어쩌면 그 희생을 조금은 억울해하실지도 모르겠다.
그토록 희생하며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쳤더니, 정작 사랑하는 것은 이웃도,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도, 자신과 다른 사람도 아닌, 그 말씀을 읽고 믿고 있다고 착각하는 자기 자신이라면 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사람을 사랑하라고 했더니 사람을 고치려 들고, 용서하라고 했더니 심판하려 들며, 겸손하라고 했더니 자신의 신앙을 타인보다 높은 곳에 세운다.
그렇다면 내가 그 종교를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해서, 과연 누가 그 이유를 나에게 묻겠는가.
내가 거부하는 것은 신앙 그 자체가 아니다.
나를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그 시선과, 사랑을 말하면서도 나를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교정의 대상으로 취급했던 그 태도다.
그리고 그것을 잊을 이유도, 용서해야 할 의무도, 다른 누군가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없던 일로 만들 이유도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