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칼과윈이잖아
서울이 발아래 있었다. 화려하고 소란스러운 도시의 모든 것이 털썩 주저앉은 지민의 아래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평생 위만 보며 올랐다. 더 높은 곳을 향하느라 한 번도 제대로 아래를 내려다본 적이 없었다는 걸, 생의 마침표를 찍으러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야 깨달았다. 우습네. 지민은 허탈하게 웃으며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팩소주를 꺼냈다. 해가 기울자...
D-7 외전
모든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나는 사실 그런 것도 없었다. 이유야 집안사람들은 하나같이 골골댔고 돈을 벌려고 빨간날이면 노가다를 뛰어서라도 더 준다는 월급을 받으러 다녔으니까. “왔니?”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해선 뛰어든 각박한 사회에서 쓰리잡은 기본으로 뛰었다. 그러다 보면 오늘이 며칠인지 어제가 빨간날인지? 아님 오늘이 몇...
대화는 다시 시작 되었다. 갑과 을이 철저하게 뒤집어진 상태에서 재개 된 대화는 한쪽에게 극단적으로 치우쳐 질 수밖에 없었다. 데시어 대공가는 광물을 보급하는 대신 광물을 통해 만들어 진 일체의 결과물에 대한 독점권을 요구 했다. 그 결과물에는 무기와 방어구 등을 포함해 온갖 사치품도 포함되었다. 드워프들은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 애초에 거부권은...
지연은 지민을 살피는 걸 관뒀다. 트럭이 어두운 밤길을 달리는 와중에도 눈 아프게 곁눈질 했건만. 결국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다. 술집에서부터 지금까지 지민은 같은 표정이었다. 미안함? 어쩌면 지겨움일 수도. 뭐가 됐든 상관없었다. 당장은 그랬다. 다 망치고, 뒤집어엎고, 들쑤시고 싶었다. 원하던 대로 됐지만 기분은 찝찝했다. 지연이 열심히 힐끗거릴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