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 정보 알고 죽을 수 없다 시리즈 29편
요즘 트위터에 영어로 "속보(JUST IN)"라고 올라오는 것들 중에, 뉴스 매체가 아니라 도박 플랫폼에서 올리거나, 광고비를 주고 올리는 게 있습니다. 폴리마켓(Polymarket)이라는 곳이에요. 미래에 대해 돈을 거는 곳입니다.
선거 결과, 전쟁 전개, 정책 변화 같은 실제 사건에 베팅해요. 2024년 미국 대선에만 5조 원 ($3.3B)이상 판돈이 걸렸었습니다.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가 투자했고, 도날드 트럼프의 아들인 도날드 트럼프 주니어가 자문역이에요.
트럼프 가문의 트럼프 미디어는 돈이 된다고 판단하여, 아예 트루스 프레딕트(Truth Predict)라는 자체 예측 플랫폼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이 플랫폼이 뉴스 매체처럼 행동한다는 겁니다. 근데 뉴스의 규칙은 하나도 안 지켜요.
실제 사례들입니다.
1. 제프 베조스가 한 적 없는 말을 "속보"라고 올렸어요. 베조스 본인이 직접 트위터에서 부인했습니다.¹
2. 이란 정부가 주요 도시 통제력을 잃었다는 "속보"를 올렸어요. 사실이 아니었는데, 조회수를 수백 만에, 좋아요도 수만이 찍었습니다.
3. 미네소타에서 트럼프가 너무 많은 사람을 추방해서 하원 의석을 잃을 거라는 글을 올렸는데, 그냥 보수 평론가의 서브스택 헤드라인을 그대로 가져온 거였어요. 미국 국토안보부가 이걸 리포스팅까지 한 뒤에야 삭제했습니다.
폴리마켓과 칼시(Kalshi)는 저널리즘의 어떤 규칙이나 규범도 적용받지 않으면서, 검증된 보도보다 더 빨리, 더 넓게 퍼뜨리고 있습니다. 사회악입니다.²
그리고 진짜 무서운 건 따로 있어요. 돈이 걸려 있으니까, 결과를 조작하려는 사람이 나옵니다.
(계속해서)
나만 이 정보 알고 죽을 수 없다 시리즈 28편
제 계정의 시초, 생우유 이야기를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생우유 트렌드의 밑바닥에는 세 가지가 깔려 있어요. 여기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웰니스 인플루언서 파이프라인입니다.
한나 닐먼(27편의 발레리나 팜) 본인이 2024년 10월 인터뷰에서 "생우유 마시고 나서 피부가 좋아졌다"고 했어요.
Paul Saladino 같은 사이비 카니보어 다이어트 의사들은 살균 우유는 영양소가 파괴된 죽은 우유라고 주장합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진짜 음식(real food)이라는 프레임으로 생우유가 확산됐어요. 저 진짜 음식이라는 움직임도 거대한데, 이건 나중에 다른 타래로 다뤄보겠습니다.
27편에서 말한 구조와 같습니다. 첫 번째 레이어는 예쁜 영상, 두 번째 레이어는 "자급자족은 자유다", 세 번째 레이어에서 유사과학으로 넘어가는 파이프라인인거죠. 사워도우에서 시작해서 생우유까지 도달하는 데 알고리즘이 밀어주면 몇 시간이면 충분해요.
여기에 복음주의 기독교 커뮤니티와 아미쉬(Amish) 농가의 전통적 식문화가 겹칩니다. "신이 만든 그대로의 음식"이라는 서사는 웰니스 언어와 종교 언어가 만나는 지점이에요.
두 번째는 MAHA 운동과 농민 정치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입법을 실제로 움직이는 힘은 여기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 RFK 주니어가 주도하는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운동은 초가공식품 규제, 합성 색소 금지, 불소 반대, 백신 회의론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아젠다 입니다.
그리고, 생우유는 이 아젠다의 일환입니다. 고기나 백신에 비하면 특별히 중심적인 위치도 아니에요. MAHA 운동 전체의 프레임은 "정부와 제약사와 대기업이 당신의 건강을 망치고 있다"이고, 생우유 규제 완화는 그 프레임 안에서 자연스럽게 끌려 나온 항목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공화당 텃밭인 소규모 농민의 이해관계가 겹쳐요. 생우유 판매 허용은 소규모 낙농가에게 직접 판매 채널을 열어주는 규제 완화이기도 합니다.
중국이 대두 관세 때리면 농민 눈치 보느라 벌벌 떠는 행정부가, 생우유 합법화로 농촌 표심을 잡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어요. 리버테리안 성향의 주 상원의원들이 이걸 식품 선택의 자유(food freedom) 프레임으로 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발레리나 팜 사태(이건 아래 타래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후 유타주 의회가 한 일을 보면 명확해요. 규제를 강화한 게 아니라, 생우유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 유타주 의원이자 장기 낙농가는 반대 방향으로 규제 강화를 밀고 있지만, 전체 흐름은 완화 쪽이에요.
미국 최대 생우유 업체 Raw Farm의 창업자 마크 맥아피라는 사람은 RFK 주니어가 자사 고객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이 회사가 이콜라이 발생과 연관됐는데도 자발적 리콜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는 이런 상황에서 자발적 리콜을 했었어요.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적 고려 때문에 FDA가 강제 리콜을 못 하는 거 아니냐고 묻고 있습니다.
이게 두 번째 층위입니다. 반지성주의를 타고 흐르는 MAHA 운동, 농민 표심, 리버테리안 규제 철폐 욕구가 합류한 정치적 동력이 된겁니다. 생우유 법안이 통과되는 정치적 동력은 여기입니다.
생우유가 메인스트림에 나오게 된 여러가지 이유 중 몇가지를 알려드립니다.
세 번째 이유는 인종주의적 상징 체계입니다
1. 2017년, 반트럼프 퍼포먼스 현장에 네오나치와 알트라이트가 난입해서 상의를 벗고 우유 갤런을 들이부은 사건 리처드 스펜서가 트위터에 우유 이모지를 단 사건.
2. 4chan에서 유당불내증 세계 지도를 돌리면서 "우유 못 마시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한 밈들.
이런 것들은 뿌리도 깊어요. 우유와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적 연결은 존재하고, 역사적 뿌리도 있어요.
1933년 뉴욕주 농업사를 보면, "아리안 인종이 가장 많이 우유를 마신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이 인류 분파의 빠른 발전을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문장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생우유 합법화를 밀고 있는 실질적 동력은, 백인 우월주의도 있겠지만, 이것이 sole reason은 아닙니다.
1. MAHA 운동의 반지성주의,
2. 공화당 텃밭 소규모 농민의 경제적 이해관계,
3. 리버테리안 정치인들의 규제 철폐 아젠다입니다.
물론 MAHA 운동 자체를 파고 들어가면 남성성 선망과 백인 정체성 정치가 깔려 있긴 합니다.
- "진짜 남자는 생우유를 마신다"는 카니보어 담론,
- Raw Egg Nationalist 같은 알트라이트 계정이 Antelope Hill(백인민족주의 출판사)에서 요리책을 내는 것,
- 극우 커뮤니티에서 생식(raw food)이 "남성적 자연 질서의 회복"으로 프레이밍되는 것.
이런 연결고리는 있어요.
(계속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