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서버마저 실시간으로 랜섬웨어에 같이 걸려 있었음 같은 내부 네트워크 망에 연결되어 있던 게 화근이었음 그 순간 머리가 하얗게 질리면서 진짜 길바닥에 토할 것 같았음
다행히 남은 마지막 카드가 하나 있었음
매주 수요일 퇴근길에 외장하드에 따로 회사 주요 데이터를 수동으로 백업받아서 내 자리 서랍 깊숙이 넣어두는 습관이 있었음 귀찮아서 몇 번 빼먹을 뻔했던 그 외장하드였음
떨리는 손으로 서랍을 열어보니까 다행히 그 외장하드가 고스란히 들어있었음 혹시나 싶어 랜선이 뽑힌 감염 안 된 노트북에 외장하드를 연결해서 내부를 확인했음 천만다행으로 수요일 오후까지의 데이터가 아주 멀쩡하게 남아있었음
토요일 새벽부터 하루 종일 밤을 새워가며 사무실 PC 40대를 전부 포맷하고, 서버를 새로 구축한 뒤 수요일 자 데이터로 복구를 진행했음
결국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치 데이터는 날아갔음 하지만 그건 월요일 아침에 출근한 직원들이 보관 중이던 종이 서류와 이메일 발송 내역을 일일이 확인하며 손으로 다시 입력해서 메꿨음 예정된 출고는 오후로 조금 밀리긴 했지만 단 한 건의 구멍도 없이 무사히 나갔음
이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랜섬웨어 피해 신고를 접수했고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도 정황 확인차 연락이 왔음
나중에 로그를 추적해서 감염 원인을 찾아보니까, 영업팀 직원 한 명이 택배 조회 메일에 첨부된 악성 파일을 무심코 열어본 게 시작이었음 그 직원은 월요일 아침에 나한테 찾아와서 미안하다며 거의 울먹거렸음
사장님은 사건이 다 수습되고 나서 "그때 비트코인 안 보내길 진짜 잘했다"고 허탈하게 웃으며 한마디 하셨음
그리고 그다지 길지 않은 치사에 이어, 다음 주에 내 책상 위에 외장하드 두 개를 더 사서 올려주셨음 이제부터는 매일 요일별로 백업을 받으라고 하셨음
지금 내 자리 서랍 속에는 월, 수, 금 이름표가 붙은 외장하드 세 개가 든든하게 들어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