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어느 날 문득 이상한 걸 발견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담요가 늘 같은 자리에 놓여 있었다.
추운 날이면 소파 옆에,
비가 오는 날이면 현관 가까이에,
잠깐 앉아 있을 때면 손이 닿기 좋은 곳에.
“주인.”
“응?”
“이거 주인이 매번 가져다 놓은 거예요?”
“뭐가?”
강아지가 담요를 들어 보였다.
“이거요.”
주인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냥 거기 두는 건데.”
“아니잖아요.”
강아지는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충전기도 항상 같은 곳에 있었고,
강아지가 자주 찾는 물건들도 어느 순간부터 손이 닿기 좋은 곳에 놓여 있었다.
“주인은 이런 걸 언제부터 했어요?”
“글쎄.”
“왜 해줬어요?”
주인이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강아지가 편했으면 해서.”
그 한마디에 강아지가 조용해졌다.
“그런 걸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었어요?”
“응.”
“제가 말한 것도요?”
“응.”
“별거 아닌 것도?”
“강아지한테 별거 아니었는지는 내가 모르잖아.”
강아지는 담요를 꼭 끌어안았다.
“저는 주인이 아무것도 안 하는 줄 알았어요.”
“내가 뭘 해야 티가 나는데?”
“……몰라요.”
주인이 웃었다.
“굳이 티 낼 필요는 없잖아.”
강아지는 한참 담요만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다.
“이런 게 사랑이에요?”
주인이 대답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강아지가 웃었다.
“그럼 주인은 저를 꽤 많이 사랑하나 봐요.”
“이제 알았어?”
“조금 늦게 알았어요.”
“그래도 알았으면 됐지.”
강아지는 그날부터 주변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항상 채워져 있던 물,
미리 충전되어 있던 배터리,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이 놓인 자리.
평범해서 지나쳤던 것들이 사실은 전부,
‘강아지가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마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강아지는 담요를 덮고 가만히 웃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했다.
사랑은 꼭 큰 말을 해야만 보이는 게 아니었다.
때로는 너무 조용해서
한참 뒤에야 발견하게 되는 것이었다.